- [성경본문] 창세기29:1-9 개역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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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야곱이 길을 떠나 동방 사람의 땅에 이르러
2. 본즉 들에 우물이 있고 그 곁에 양 세 떼가 누워 있으니 이는 목자들이 그 우물에서 양 떼에게 물을 먹임이라 큰 돌로 우물 아귀를 덮었다가
3. 모든 떼가 모이면 그들이 우물 아귀에서 돌을 옮기고 그 양 떼에게 물을 먹이고는 우물 아귀 그 자리에 다시 그 돌을 덮더라
4. 야곱이 그들에게 이르되 내 형제여 어디서 왔느냐 그들이 이르되 하란에서 왔노라
5. 야곱이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가 나홀의 손자 라반을 아느냐 그들이 이르되 아노라
6. 야곱이 그들에게 이르되 그가 평안하냐 이르되 평안하니라 그의 딸 라헬이 지금 양을 몰고 오느니라
7. 야곱이 이르되 해가 아직 높은즉 가축 모일 때가 아니니 양에게 물을 먹이고 가서 풀을 뜯게 하라
8. 그들이 이르되 우리가 그리하지 못하겠노라 떼가 다 모이고 목자들이 우물 아귀에서 돌을 옮겨야 우리가 양에게 물을 먹이느니라
9. 야곱이 그들과 말하는 동안에 라헬이 그의 아버지의 양과 함께 오니 그가 그의 양들을 치고 있었기 때문이더라
제공: 대한성서공회
성품을 다듬어 가시는 하나님
꿈속에서 하나님을 만나고 축복의 언약을 받은 야곱은 하나님을 경외하며 서원을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자신을 무사히 고향으로 돌아오게 하시면, 첫째, 하나님만을 주님으로 섬기겠습니다. 둘째, 하나님만을 경배하는 예배자가 되겠습니다. 셋째, 십일조를 드리겠습니다. 이 고백은 “하나님만이 물질의 축복자가 되심을 믿고 그 믿음의 증표로 십일조를 드리겠습니다.” 라는 것이죠. 지난 시간에 나누었던 내용입니다.
이와 같은 하나님과의 감동적인 만남, 받은 언약, 그리고 하나님을 향한 자신의 서원을 통해 큰 힘을 얻은 야곱은 이제 외삼촌이 살고 있는 하란을 향해 출발합니다. 머나먼 길이에요. 천리길이에요. 한 달이나 걸어가야 할 길이었어요. 더욱이 그는 혼자였습니다. 낮에는 사막의 뜨거움이 있고, 밤에는 기온이 급강하하여 추운 밤을 보내야 했습니다.
야곱이 이 먼길을 성공적으로 걸어갈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하나님과의 그 만남 때문이었습니다. 벧엘에서 하나님과의 만남, 축복의 약속을 받고, 베었던 돌베게를 세워 하나님의 임재하심을 예배하고 서원을 드렸던 그 감동이 그 긴 여정을 승리하게 한 것입니다.
여기에서 우리가 주목할 것은, 하나님께서 먼저 고생하는 야곱에게 찾아오셨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꿈은 꾸고 싶다고 해서 꾸는 것이 아닙니다. 꿈은 꾸어지는 것이지요. 하나님께서 꿈꾸게 하시고 그 꿈에 나타나신 것입니다. 그리고 만나주시고 복을 약속하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주도적으로 하신 일이에요.
우리의 삶도 그렇습니다. 우리가 인생의 곤고한 때를 맞이할 때가 있습니다. 어찌하든지 잘 살아보고자 하다 보니 이러저러한 방법을 쓰고 고군분투합니다. 그러나 생각처럼 인생살이가 쉽지만은 않아요. 지칩니다. 때로 낙심하고 좌절합니다. 주저앉습니다. 그때에 하나님께서 찾아오십니다. 누구에게 찾아오시는가? 택함을 받은 자에게 찾아오십니다.
저는 믿습니다. 이 새벽에 나와 기도하시는 여러분들은 만세 전에 하나님께서 택하셨음을 믿습니다. 그러기에 택함을 받은 자, 야곱과 같이, 인생의 날이 곤고한 때에, 택한 자를 광야에 그냥 버려두지 아니하십니다. 찾아오시고, 만나주시고, 격려하십니다. 다시금 힘이 나도록 역사하세요. 믿으시기 바랍니다.
이러한 역경의 과정을 겪으면서 야곱이 변해갑니다. 꾀쟁이 야곱이 성숙해갑니다. 인생 전체를 잡고 가시는 하나님께서 이미 디자인하신 성숙한 자로 만들어 가십니다. 하나님께서 쓰시기 위해, 또한 필요한 복을 주시기 위해, 다듬어 가시는 거예요.
A.W. Tozer라는 영성신학자는 말했습니다. “하나님의 역사는 낮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The Ministry of the Night, 밤에도 역사하신다.” 무슨 말씀인가 하면, 예수 믿게 되면 마음에 평강이 오고, 기쁘고, 밝고, 행복합니다. 예수 믿는 자의 복이 있어요. 이 모습이 밝은 대낮의 모습이에요. 하나님께서 반드시 그러한 복을 주십니다.
그런데 밤에도 역사하신다 라는 것은 이러한 것이에요. 살다 보면 당하는 아픔, 슬픔, 고난, 고뇌, 좌절, 낙심을 경험할 때가 있어요. 이 모습은 밝은 낮이 아닌 깜깜한 밤의 모습이에요. 그런데 우리 하나님은 그러한 때에도 그 환경, 그 여건을 없애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 상황을 통해 택함 받은 자를 성숙시켜 나간다는 것입니다. 쓰시기 위해, 더 큰 복을 주시기 위해, 그 칠흑같이 어두운 밤을 통과하게 하신다는 말씀입니다. 하나님의 손길이 거기에도 임하신다는 것이에요.
요셉의 13년간의 애굽에서 종살이, 모세의 40년간의 이름 없는 목자의 삶, 다윗의 10년간의 광야에서 도망자의 삶, 그리고 오늘 혼자 나그네 되어 천리가 넘는 광야길을 걷는 야곱의 모습이 바로 그런 모습이 되겠습니다. 이 주제는 또 다음에 나눌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자~! 야곱이 드디어 꿈에 그리던 목적지 하란에 도착하였습니다. 1절에 보니 “동방 사람의 땅에 이르렀다”고 했어요. 지리적으로 보면 유브라데스 강과 티그리스 강의 중간에 위치한 곳입니다. 그 동방 사람들을 만난 장소는 우물가에요. 목자들이 양떼를 몰고 옵니다. 양떼들이 다 모여야 돌로 만든 우물의 뚜껑을 열고 물을 먹였던 것입니다.
그 동방 사람들을 만난 야곱이 그들에게 제일 먼저 묻는 질문이 있어요. “하란 사람입니까? 그러면 나홀의 손자 라반을 압니까? 그가 평안합니까?”
29장 4절 5절 6절의 내용입니다. 왜 라반이 평안가를 묻겠습니까? 아주 인간적인 질문이지요. “내가 살아야 하니까!” “이렇게 한 달이 넘도록 먼 길을 걸어왔는데, 삼촌하나 바라보고 왔는데.... 그가 평안해야 나도 의지할 수 있지 않겠는가?”
야곱다운 생각이요, 질문입니다.
그런데 평안하다고 해요. 야곱은 안도의 숨을 쉬었을 것입니다. 그들이 또한 말하기를
“당신이 찾고 있는 그 라반의 딸인 라헬이 양을 몰고 올 것이다.”
참 극적인 순간이 다가옵니다. 영화로 본다면 장엄한 음악이 나오면서 많은 양떼를 이끌고 오는 건강하고 아름답고, 일에 열심히 가득한 여인, 라헬의 모습이 클로우즈 업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어 그 뒤에 어머니가 말한 자신의 외삼촌, 라헬의 아버지, 라반이 또 등장합니다.
점점 다가오는 저들을 바라보는 야곱의 모습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야곱의 모습이 얼마나 초췌했을까요? 제대로 먹지 못했으니 몰골이 말이 아니었겠지요. 또한 제대로 입었겠습니까? 긴 날 광야를 걸어온 나그네 야곱의 모습은 과거 그의 아버지 이삭이 아브라함의 종 엘리에셀과 함께 신부를 구하기 위해 왔던 모습과는 너무 대조적입니다. 그때 이삭의 행렬은 참으로 요란했어요. 열 마리의 낙타에 금은 패물을 비롯한 갖은 선물을 가득 싣고 왔었습니다.(창24:10,53)
그러나 지금 야곱의 행색은 정반대입니다. 홀로 빈손으로 거지의 모습으로 서 있습니다. 하나님은 이렇게 야곱의 이기적인 마음을 철저히 훈련시키고 계신 것이에요. 많이 겸손해 졌을 것입니다. 주의 강한 손길이 야곱을 붙잡고 그를 다듬고 만들어가고 계십니다.
이때 야곱의 행동을 보십시오. 그 반가운 마음에 먼저 뛰어가서 외삼촌 라반을 만났습니까? 그럴 수 없었어요. 야곱은 벅차오르는 감정을 추스릅니다. 그가 자기 일도 아닌데 무거운 우물의 돌 뚜껑을 엽니다. 그리고 라헬과 외삼촌 라반이 몰고 온 양떼에게 물을 먹이기 시작해요.
그가 양떼를 먹였던 경험이 있습니까? 없어요. 그는 집안에서 어머니 곁에서 시간을 보냈던 마마보이 였습니다. 그런데 그가 이 순간부터 목자가 됩니다. 하나님의 강한 손길이 그를 목자로 만드시는 것입니다.
야곱의 아버지 이삭이 목자였습니다. 야곱의 할아버지 아브라함도 목자였어요. 야곱 이후에도 모세, 다윗, 아모스, 에스겔도 목자였습니다. 하나님의 뜻이 여기에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목자 생활을 경험한 자를 들어서 쓰십니다.
목자는 양에게 풀을 먹이고 물을 먹입니다. 모래 바람으로부터 양들을 보호하고 때로 생명을 무릅쓰고 야생동물로부터 양들을 지킵니다. 병든 양이 있으면 살려내야 합니다. 잃어버린 한 마리의 양을 찾기 위해 온 광야를 찾아다닙니다.
오늘의 목회자도 목자가 되어야 합니다. 대기업의 최고경영자인 CEO가 되는 것이 아니라, 목마른 양에게, 지친 양에게 물을 떠먹일 줄 아는 목자가 되어야 합니다. 야곱이 양떼를 위해 우물 아귀에서 돌을 굴려 내고 양떼에게 물을 먹이는 장면은 늘 제 마음에 있습니다. 주의 종으로 부름받는 저의 평생 기도제목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양떼에게 물을 먹인 후에야 야곱은 그의 딸 라헬을 만납니다. 격한 감동이 밀려오고 성경말씀 11절에 보니 그가 소리 내어 울었다고 했습니다. 이후에 라헬이 양떼의 뒤편에 있는 아버지 라반에게 달려가 야곱이 왔음을 전합니다. 한편 삼촌 라반은 양들에게 물을 먹이는 그 청년에게 당연히 호감이 갖겠지요. 그 성숙한 야곱의 모습을 보는 라반은 그가 리브가의 아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저를 몹시도 반갑게 맞이합니다.
그때로부터 야곱은 하란에서의 20년간의 삶이 시작됩니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섬김을 받고자 장자권을 빼앗았던 야곱, 야망과 집념과 결단의 남자 야곱! 그러나 이제 저는 거꾸로 남을 섬기는 자의 삶을 살아갑니다. 삼촌 라반에게 봉사하는 삶을 살아갑니다.
속임수를 썼던 야곱, 그는 이제 거꾸로 외삼촌 라반에게 속임을 당합니다. 사랑하는 라헬를 보고 7년을 봉사했는데 결혼 첫날밤을 신부와 자고 아침에 보니 라헬이 아닌 그의 언니 레아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라헬을 얻기위해 또 7년을 더 봉사합니다. 야곱은 큰 깨달음이 있었을 것입니다.
이제 말씀을 맺습니다.
하나님께서는 택한 자를 복주십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쓰시고자 하는 자는 먼저 저들의 성품을 다듬어 가십니다. 그릇으로 만들어 가십니다. 하나님께서 큰 영향력으로 하나님의 역사에 동참시키고자 하는 자는 특별하게 대하십니다. 오늘 야곱의 삶이 그러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를 돌아볼 수 있어야 합니다. 큰 복을 받기를 원하십니까? 쓰임받는 자가 되기를 원하십니까? 날마다 하나님과 함께 동행 하기를 원하십니까? 그런데 일이 잘 안됩니까? 그렇다면 이제 온전히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르십시오. 믿음으로 순종하며 나아가십시오. 다 맡기십시오. 나를 변화시키시고, 다듬어 가시고, 만드시는 하나님의 손길 앞에 “주여, 내가 여기 있나이다. 나의 정욕대로 마옵시고 먼저 하나님의 사람으로 나를 만들어 주옵소서” 기도하시는 저와 여러분이 다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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